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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의 반짝이는 하늘
Review전시 큐비즘의 입문서전시장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과연 이 전시를 통해 큐비즘과 가까워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주 일부 입체주의 작품들을 토대로 생각해봤을 때, 나에게 '큐비즘'은 곧 '난해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큐비즘이 어떤 시대적 맥락 속에서 탄생했는지, 어떻게 발전해서 어떤 화풍으로 변화되어갔는지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내게 이 전시는 큐비즘을 찬찬히 설명해주는 입문서와도 같았다. 파블로 피카소, 남자의 두상1912, 61x38cm, 캔버스에 유화Pablo Picasso, Tête d’homme, 1912 © 2018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창조의 모든 행위는 파괴에서 시작된다분명 처음..
-Review-도서 오랜만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을 만났다. 어쩌면 이 책은 처음부터 나를 슬프게 할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었던 것 같다. 전쟁, 여성, 비극. 책과 영화, 공연 장르를 따질 것 없이 항상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 등장인물들은 나를 그들과 함께 울고 웃게 만든다. 줄거리와 구성, 결말 등 책을 평가하는 모든 요소를 다 떠나, 두 여성 캐릭터들의 감정과 인생을 엿보는 것은 서글프면서도 행복한 일이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께에 놀랐으나,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노아와 아스트리드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 책 는 공허하고 참담한 아픈 역사의 한 자락을 견뎌낸 노아와 아스트리드의 삶을 그들의 시선에서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서커스'서커스'라는 소재는 늘 ..
-Preview- 파리 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1. 피카소?'피카소'라는 이름은 익숙한데, 그의 작품은 학교 수업 시간에도 자주 만났던 몇 점을 제외하면 내게는 아직 낯설다. '게르니카', '아비뇽의 처녀들', '우는 여인', '꿈'과 같이 보편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들이 내가 아는 '피카소의 작품'들의 거의 대부분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서 '큐비즘', '피카소'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외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아마도 좋아하는 것 하나를 집중 공략하는 그 버릇이 그대로 미술 감상에도 적용되기 때문일까, 인상주의와 사실주의를 제외한 영역은 아직, 내게는 미지의 영역과도 같다. 그래서 이 전시를 선택했다. 파블로 피카소, 르 비유 마르크 술병,1914년 경, 38.5x55.5cm왁스 칠 한 캔버스..
AP 사진전 리뷰 공연을 보러 여러 번 왔는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을 해 보니 하루에 두 번 도슨트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표를 찾고 조금 기다렸고, 4시 도슨트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었다. 천천히 또박또박 설명해주셔서 혼자 사진만 보고 나왔다면 미처 알지 못했을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의미 있는 관람이 되었다. 총 6개의 챕터에서 어떤 것을 보고 느꼈는지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리뷰를 쓰고 있지만, 이 리뷰를 읽는 것보다 직접 가서 보는 것이 훨씬 더 좋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의 하루로 흘러가 내부 분위기가 아담하고 따뜻해 입장할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가이드가 없었다면 사진의 이름, 작가, 그리고 사진..
말할 수 없는 비밀팜 제노프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2017년 굿리즈 역사소설분야 베스트셀러 1위 전쟁, 2차 세계대전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큰 비극 중 하나가 전쟁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몇 명의 피해자가 있다더라, 전쟁 후유증은 어떤 것이 있다더라, 하는 지극히 평면적이고 객관적인 글자들로는 완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전쟁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적 사건 속 개인의 삶이 아닐까. 그래서 특히 이나 , 와 같이 2차 세계대전 속의 사람들을 그려낸 작품들을 보면 항상 눈물이 난다. 그리고 여기, 제2차 세계대전, 독일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두 여성의 삶을 담아낸 책이 한 권 있다. 흥미로워 보이는 여성 서사는 늘 책을 읽기도 전에 내게 말할 수 없는 기대감을 준다. 서커스단의..
-Preview-AP사진전-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AP? 내가 아는 그 AP?' 포스터를 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보랏 빛깔의 포스터와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이 시선을 끌어당겼다. 어마어마한 통신망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식과 뉴스 자료를 전 세계에 전해온 AP 통신이 이번에는 사진전을 통해 관람객들과 만난다고 한다. 보도사진하면 어딘지 모르게 딱딱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또한 편견이지만, 그간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 등을 통해 접했던 보도사진들은 아주 직접적이고 사실적이었다. 그래서 이 전시가 더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보도사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을 비롯해 인간의 감성과 드라마를 전달할 수 있는 예술성 있는 사진을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사..
도서 리뷰 검은 어둠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읽어서 유독 그렇게 느껴졌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강한 피로를 느꼈다. 나름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었고 잔인한 내용, 음침한 묘사도 꽤나 잘 읽을 수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번 도서는 표지를 열 때부터 마지막 장을 닫을 때까지 매우 힘들었다. 종이 위의 글자들은 공연이나 영상처럼 순식간에 지나버리는 형태의 것이 아니라, 잔상처럼 남는 묘사와 대화들을 애써 지워내느라 애를 먹었다. 책을 덮고 난 뒤, 다른 것은 잘 몰라도 ‘갈증’이라는 제목 하나는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제3자의 시선 보통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등장인물 중 한 명에게 이입하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 서브 주인공, 주인공의 친구 등 그 대상은 다양하다. 그러나 이..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후카마치 아키오의 영화 서치 여기, 얼마 전 크게 유행했던 영화 한 편이 있다. 제목은 '서치'. 포스터 속의 남자는 사라진 딸의 아버지다. 친구의 집에서 과제를 한다던 딸은 전화 3통만을 남기고 사라져버렸고,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그녀의 SNS를 검색하고, 친구의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하고, 경찰을 부른다. 그러나 딸을 찾아 헤매면 헤맬수록, 아버지는 자신이 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굉장히 흥미롭게 본 영화이고, 영화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이 영화는 위에 적은 내용을 제외한 모든 것이 스포일러(!)가 되므로, 관심이 간다면 한 번쯤 구매해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서 에 대한 배경지식이 하나도 ..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 리뷰 느낌을 주는 내부는 온통 검은색이었다. 한 쪽 끝에는 문이 하나, 한 쪽 끝에는 대청마루가 하나. 무대의 가운데에는 평상과 흙더미. 흙더미를 정면에 두고 객석에 앉으면서 도대체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예상이 되지 않아 두려우면서도 설렜다.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는 것은 바닥의 색뿐, 발만 뻗으면 바로 무대 안이었다. 불은 꺼졌고, 극은 시작되었다. 흰개미 극은 연구원 ‘에밀리아’의 발표로 시작된다. 극이 시작하자마자 ‘아, 어렵겠다’ 싶었다. ‘페어리 서클’ ‘흰개미’와 같은 낯선 단어들이 바닥을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흰개미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왜 흰개미야?’ ‘흰개미는 도대체 뭔데?’ ‘이건 강의일까?’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기 ..
사막 속의 흰 개미-서울시극단 세종 S씨어터 개관기념작- 광화문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드넓은 도로와 그 도로를 꽉 채울만큼 많은 사람들이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 버린 길을 따라 걸으면 세종문화회관이 나온다. 사실 이번 문화 초대는 연극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 여는 세종 S씨어터에 대한 호기심이 섞인 채로 신청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포스터. 지난번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했던 연극 '그 개'의 포스터가 푸른 빛깔이었다면, 이번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의 포스터는 온통 붉은빛이다. 분명 제목은 '사막 속의 흰개미'인데, 포스터 어디에도 흰개미는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계열에 속하는 주홍색임에도 어딘가 메마르고 건조한 느..